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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문사철

[역사]우리는 어떻게 기록에 남을까?

Mariabronn 2016. 4. 6. 12:20

 문사철이라 하면 문학, 역사, 철학을 뜻하지만 여태 역사 대신에 사회현상과 관련된 글들을 썼다. 둘의 한자가 다른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의 사회현상들도 나중엔 역사가 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이번 글은 제대로 역사에 대해 쓰려고 한다.

 

 

 우선은 사회진화론이라는 소재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회진화론은 허버트 스펜서가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받아 내세운 이론이다. 그 내용은 한 마디로 사회도 진화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보면 다윈의 진화론을 잘못 이해했다고 비판이 가능하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 이론은 서구 열강들이 제국주의 통치를 하게 되는 이론적 근거가 되기도 하였다. (참고로 사회진화론과 진화론의 차이를 한 마디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새의 날개가 없어지는 퇴화 역시 진화이다.)

 

 

진화론을 오해한 대표적인 사례

 

 

 제국주의 사상은 사학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는 '공간의 시간화'로 설명을 할 수가 있다. 사회진화론에서는 사회를 덜 진화된 사회와, 더 진화된 사회로 구분한다. 이를 그래프로 옮긴다고 생각하면, 덜 진화된 사회는 시간이 조금 흐르고 발전 정도도 더디게 표시될 것이고 더 진화된 사회는 그 반대다. 즉 시간이 흐르면 미개한 사회도 당시 서구 사회처럼 발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아프리카나 아마존, 혹은 동아시아에 있는 여러 국가들을 싸잡아서 '덜 진화된 사회'로 획일화해 버리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각 문명들의 고유한 문화나 전통들이 무시되었고, 목표는 단순히 자국의 근대화로만 고정된다. 물론 이렇게 서양 열강들을 우등종(種)으로 규정짓는 사학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많은 비판을 받았고, 식민지 근대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주류에서 사라졌다. 그 대신 각 나라들의 고유한 역사들을 존중하자는 사학이 중심이 되었다.

 

 

 굳이 이렇게 근대 사학의 변화를 구구절절히 설명한 것은, 우리들의 역사는 어떻게 기록될 지가 너무 궁금하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소수 집단, 혹은 부족 단위로 일어난 일들도 나름대로의 역사라고 불리게 되었다. 또한 디지털 시대가 되고 각종 저장매체들이 발달하면서 쓰잘데기없는 일들까지 다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역사의 큰 흐름에서 보면 전혀 지장이 없는 그런 일들 말이다. 우리들은 버디버디의 폐업을 보면서 과거의 추억에 젖기도 하거나, EBS 보니하니 프로그램을 보면서 당첨자 통계를 내기도 한다. 이런 사소한 일들 하나하나가 다 인터넷 게시판에 '역사'로써 남게 된다.

 

 

 

게임 서비스 종료같은 사소한 것도 다 역사로 남게 된다. 

 

 

 결국엔 못 봤다고 하지만, 세종대왕도 재위 기간동안 자기가 쓰인 실록을 그렇게 보고싶어했다고 한다. 디지털 홍수의 시대에서 과연 우리의 후세는 우리 시대를 어떻게 추억하고 평가해 놓았을 지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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