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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음이 특이한 재미있는 한자들

Mariabronn 2016. 4. 21. 13:10

 한국어문회 한자 1급을 딴 지도 5년이 넘어서 거의 다 까먹었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특이한 한자들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한자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복잡한 글자들이라 잘 안 보일 것을 대비해 간략한 설명도 붙이겠습니다.

 

 

 

 

 

1. 櫛

 

 

 

 머리를 빗는 빗을 뜻하는 '빗 즐'자 입니다. 나무 목(木)을 부수로 절(節)이 우측에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쓰임새는 '즐비(櫛比)하다' 밖에 없을 정도로 안 쓰이는 글자입니다. 초등학교 때 한자변환을 하다가 이 글자를 찾고 신기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철을 변환해서 凸을 찾으려다 '즐도 있나 찾아볼까' 하고 생각했던 것 같네요.

 

 

 

 

 

 

 

2. 凜

 

 

 

 얼음 빙(氷)을 부수로 품(稟)이 우측에 붙어 있습니다. 흔히들 사내아이보고 늠름하다고 표현하는데, 이 '찰 늠'자를 씁니다. 얼음이 있으니 발로 찬다는 의미가 아니고, 차갑다는 의미입니다. '늠름하다' 역시 두 글자를 같이 써서 '凜凜하다'가 되겠네요. 사족으로 페이트/스테이 나이트의 캐릭터 토오사카 린이 이 글자를 씁니다. (遠坂 凜) 

 

 

 

 또한, 한국에서 쓰는 번체자와 일본 한자가 조금 차이나는데요. 한국은 벼 화(禾)가 밑에 있는 반면, 일본 한자에서는 볼 시(示)가 밑에 있습니다. 어떤 한자는 번체자 - 일본한자 - 중국 간체자가 전부 다른 경우도 있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그에 관련된 글도 써 보겠습니다.

 

 

 

 

 

 

 

3. 喫

 

 

 

 입 구(口)를 부수로 계(契)가 붙은 이 글자는 아실 분은 알 법도 합니다. 지금은 안 쓰는 옛 표현이지만 담배 피는 것을 점잖게 '끽연(喫煙)'이라고 했습니다. '만끽(滿喫)하다'라는 표현도 있구요. '마실 끽'자 입니다. 역시 저 두 단어 이외에는 일상생활에서 쓰이지 않습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찻집을 '끽차점(喫茶店)'이라고 합니다.

 

 

 

 

 

 

 

4. 鬱

 

 

 

 '답답할 울'자입니다. 워낙 복잡한 한자니까 이미지를 첨부하겠습니다. 숫자는 획순입니다. 참고로 '울'이라고 읽는 글자는 이 외에도 부산(釜山) 근처의 울산(蔚山)이 있습니다만, 저 글자 역시 지명 용도 이외에는 안 쓰입니다.

 

 

 

 

 

 

 

 

 이 글자가 그래도 여태 나온 글자 중에서는 가장 쓰임새가 있습니다. 우울증(憂鬱症)에도 쓰이구요. '울창(鬱蒼)하다', '울적(鬱寂)하다'에도 쓰입니다. 이 한자를 본 것 역시 초등학교 때입니다. 목욕탕 사우나 입구에 붙어있던 '심울(心鬱) 증세가 있는 분은 조심하십시오'에서 글자가 특이해서 한참을 들여다 봤습니다.

 

 

 

 

 

 

 

5. 愎

 

 

 

 마음 심(心)을 부수로 복(复)이 붙어있는 이 글자는 '강퍅할 퍅'입니다. 들어본 적도 없는 표현인 '강퍅(剛愎)하다'가 있습니다. '괴팍(怪愎)하다'도 이 글자를 쓰는데요, 여기서는 ''이 아니라 ''이 사전에 등재된 단어입니다. 牧丹 역시 한자는 목단이지만 '모란'이 맞는 단어입니다.

 

 

 

 

 

 

 

 한자가 공부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도 아니구요. 한자를 사랑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한자를 알아야 일상 생활에서의 단어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진짜 한자를 알아야 도움되는 단어는 일체(一切)와 일절(一切) 정도밖에 없습니다. 굳이 도움이 된다면, 수능 비문학을 읽을 때 등장하는 어려운 한자 단어들의 뜻을 알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래도 공부를 해 둔다면 명함에 한자로 써 있는 남의 이름을 읽거나, 이 글처럼 재미있는 한자들도 볼 수 있으니 아주 쓸모없는 공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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