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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RPG라는 장르의 의미 쇠퇴에 대해

Mariabronn 2018. 10. 6. 10:37

[덕후지수 : ★★☆☆☆]


 RPG는 Role Playing Game이니 한국어로 번역하면 역할놀이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최근 문득 든 생각이, RPG를 표방하는 온라인 게임 중에 역할 구분이 명확한 것들이 얼마나 있나 싶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1. RPG의 유래




 RPG는 원래 보드게임인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서 유래했다. D&D를 한 번도 해 보지 않아서 게임의 상세한 룰은 모르지만, 직업에 따른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만큼은 관련 글들을 통해 알 수가 있다. 대략 네 가지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2. 의미의 변질

 

 

 

 

게임 직업이라는 키워드의 검색 결과


 그런데 요즘 RPG 게임들은 플레이 스타일이 차이가 없다. 수많은 직업들이 있지만, 대부분 스킬의 이펙트에 차이만 있지, 범위 스킬로 몬스터를 때려잡거나 단일 타겟팅으로 보스에게 딜을 넣는 스킬들, 그리고 몬스터를 홀딩하는 스킬 외에 별 차이가 없다. 왜 그렇게 됐는지를 생각해 보니, 대략 두 가지 이유를 떠올릴 수 있었다.


 첫째는 솔로 플레이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보드게임 시절과는 다르게, PC 온라인 게임 시장이 크게 발달하게 되면서 RPG는 기본적으로 혼자서도 플레이 가능한 게임이 됐다. 물론 보스 레이드가 있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성장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한 이합집산에 불과하다.

 

 둘째로는 사냥 및 파밍이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어느정도 첫째 이유에서 파생된 느낌도 있다. 여럿이서 함께 하는 보드게임이었던 초창기 RPG와는 다르게, 각자가 시간을 낸 만큼 게임을 즐기게 되었고 개인의 성장이라는 측면이 중요해지게 되었다. 그 결과 여럿이서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보다, 혼자 몬스터를 잡아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먹는 것이 게임의 주된 요소가 되었다.

 

 그 결과로 직업과 스킬 이름에만 차이가 있지, 플레이 스타일은 다 비슷비슷한 게임이 되어 버렸다. 누가 빨리 데미지를 넣어서 몬스터들을 죽이고 보스를 잡느냐의 천편일률적인 게임들 뿐이다.

 

 

 오히려 똥게임이라고 욕을 먹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역할 분담이라는 측면에서 요즘의 쟁쟁한 RPG들보다 더 우수하다. 탱커는 딜이 없는 대신 탱킹과 적 진영 붕괴를 담당하며, 힐러는 마찬가지로 딜이 없는 대신 아군 보호를 담당한다. 암살자는 적 딜러와 힐러를 끊는 게 목적이며, 딜러는 탱커와 암살자의 위협을 피해 적들을 공격해야 한다. 물론 리그 오브 레전드도 어느 정도 역할 분담이 있지만, 돈을 벌어 아이템만 잘 먹으면 서포터도 원딜을 일대일로 이길 수 있는 게임이기에 역할의 경계가 모호한 면이 있다.

 

3. 글을 마치며

 

 그런데 생각해보면 상기한 두 이유는 RPG의 획일화에 대해 직접적인 이유라고 보기 힘들다. 직업 중 악단이라는 컨셉으로 남들이 보스를 잡을 때 리듬게임을 통해 아군에게 버프를 주고, 지휘관 직업은 테트리스 같은 게임으로 전장에 장애물이 생기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직업을 설계한다면 보스전이 아닌 일반 사냥과 파밍은 어떻게 이루어질 지 직업 설계와 다른 직업간의 밸런스가 문제가 될 터이다. 어디까지나 예시긴 하지만 내가 RPG 제작자는 아니니, 결국 RPG라는 정의에 충실한 게임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밸런스 등에 대한 게임 내적인 고민을 해결하는 것은 게임 제작자의 몫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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