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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리뷰 - 희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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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리뷰 - 희생

Mariabronn 2015. 2. 25. 19:49

[덕후지수 : ★★★★☆]

 

 드디어 블로그 주인장 취향이 이상해졌나보다 생각하실 분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 이번 애니메이션은 일반적인 마법소녀물이라기엔 좀 그렇습니다. 엔딩 테마부터 보시면 아실텐데요, 보통 마법소녀물에서 풍겨야 할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마음같아선 한글 자막이 있는 영상을 찾고 싶지만 유튜브에는 없네요. 엔딩의 기괴한 분위기라도 우선은 감상하시지요.

 

 

 마도카☆마기카에서는 시작은 비록 희망고문을 하지만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합니다. 마찬가지로 키워드 분석을 하기 전,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간단하게 평을 하겠습니다. 나름 유명한 애니메이션이라 아실 분들은 아실 테지만, 충격적인 전개와 반전을 기대하시는 분에게는 추천드리고 싶네요. 영상의 온화한 파스텔 톤이 내용과 엮여서 독특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이번에 제가 관찰한 키워드는 희생입니다. 과연 작중 인물들의 희생이 숭고한 희생 그 자체였을까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은 주인공 마도카의 절친인 미키 사야카입니다. 소꿉친구이자, 미키 사야카가 짝사랑하는 카미죠 쿄스케는 어느 날 사고로 인해 손가락을 다치게 됩니다. 그로 인해 바이올린 유망주였던 꿈을 접어야 했지요. 매일 병문안을 가던 미키 사야카는 마법소녀가 되면서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동안 고민에 빠집니다. 결국 쿄스케의 손가락을 낫게 한다는 것을 빌면서 사야카는 마법소녀가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웬걸요, 사야카와 마도카의 친구인 히토미가 카미죠 쿄스케에게 고백을 해서 연인이 되네요. 이로 인해 미키 사야카는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고 비참한 최후를 맞는 발판이 됩니다. 그러나 사실 생각해보면, 사야카는 쿄스케의 손가락을 낫게 하는 것이 본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사야카와 쿄스케가 연인 관계가 되는 것이 본심이 아니었다면 충격받을 이유도 없었을 테니까요. 결국엔 사야카도 나름의 꿍꿍이를 갖고 선택을 한 것이지, 숭고한 희생이라고 보기에는 좀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다음은 사야카의 짝패인 사쿠라 쿄코입니다. 초반에는 치고받고 싸우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이 같았기에 짝패라 할 수 있지요. 목사의 딸이었던 쿄코는 자기 아버지가 전도하는 내용이 사람들에게서 배척받는 것이 슬펐습니다. 전도사 생활이 힘들어지면서 가정 생활에 위기가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쿄코는 마을 사람들이 아버지의 말이면 뭐든지 믿는다는 것을 대가로 마법 소녀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순순히 해피 엔딩으로 끝날 리가 없습니다. 자신의 딸이 빈 소원 때문에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아버지는 알아버립니다. 그리고 여태껏 자신이 전도하던 내용의 정반대를 설파해도 신도들이 곧이곧대로 믿는 사실에 충격을 받지요. 결국 아버지는 교회에 불을 지르고 가족과 동반 자살을 합니다. 이 케이스도 역시 사쿠라 쿄코의 본심은 '아버지의 성공적인 전도사 생활'이 아니라 그로부터 수반되는 '가족의 행복'이었던 셈이지요.

 

 결론을 짓자면, 댓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희생이란 상당히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다음 번 글에서는 아예 희생을 주제로 하여 글을 쓸 게획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희생이라는 선택을 하면서 은연중에 원하는 목표나 소망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핀트가 안 맞을 지도 모르겠지만 남에게 베푼 것은 강물에 새겨야 한다는 격언이 떠오르네요. 부득이하게 희생을 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어차피 희생하게 될 것이니 자신은 빼 놓고 생각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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