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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은 글의 좋은 소재임에 틀림없습니다. 작게는 이를 매개로 한 사소한 에피소드부터, 크게는 연애전선이 주제의식까지 확장되는 사례도 여럿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 역시 독자들에게 재미있는 것은 삼각관계가 아닐까 합니다. 연애 이야기가 그렇게 주된 줄거리가 아니거나, 중요하지 않은 글에서도 줄거리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굳이 연적들이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아닌 상황도 살펴보고자 합니다. ※ 주의 : 다양한 작품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는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는 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엄청난 앙의 유산을 받기까지의 과정과, 그 후일담을 통해 인간성이 성숙해가는 모습을 주로 보여줍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에스텔러를 향한 주인공의 지..
우리는 이러한 노란 바탕에 검은 글씨가 써 있는 로고들을 수도 없이 봤습니다. 여러 종류의 글귀가 있지만, 가장 인상깊은 것은 '잊지 않겠습니다'류의 문구였는데요. 친구의 생일도 아니고 이런 거대한 사건을 단순히 추모하기 위해 기억하자고 할 리는 없습니다. 을사늑약과 경술국치를 잊지 말자고 하는 것도, 단순히 일본에게 주권을 내 주고 치욕스러운 지배를 받았다는 표면적인 사실 자체를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기서부터 역사적 교훈을 얻고자 함입니다. 세월호를 기억하자고 하는 사람들도 표면적인 추모만은 아닐 것입니다. 저 그림에도 써 있듯이 '행동하겠습니다'라는 의지를 보여주네요. 그렇다면 세월호 사건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무엇이었을까요. 부수적인 화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세월호 침몰의 주요 원인..
도덕을 주제로 글을 더 써야 아무래도 사람들이 좀 볼 것 같아서 뭐로 쓸까 고민하다가 거짓말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칸트와 공리주의에서도 보셨겠지만, 칸트는 보편화된 원칙을 세우고 그걸 지키고자 실천도 한 사람입니다. 칸트가 살던 마을 사람들은 그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행동을 하기에 시계가 필요없었다고 할 정도라고 하니까요. 당연하겠지만, 칸트는 진실이라는 가치를 중요시 여겼습니다. 그렇다면 칸트는 거짓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우리들은 일상을 살면서 끊임없이 거짓말을 합니다. 그것이 선의든 악의든 간에 말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해지는 것은 바로 선의의 거짓말을 할 때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불티나게 팔렸던 책 『정의란 무엇인가』에도 나온 내용이지만, 좀 더 부연 설명을 붙이겠습..
지난 글 링크 : 공리주의와 칸트, 그리고 안락사 안녕하세요. 죽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저번 시간에 영화 두 편을 가지고 공리주의와 칸트에 대해 계속 이야기한다고 해 보았는데요. 영화 Primal Fear와 Music Box입니다. 1996년 작품 Primal Fear와 1989년 나온 Music Box 꽤 옛날 영화입니다. 사족이지만 돈만 들이부어 눈만 어지럽게 하는 요즘 영화보다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옛날 영화를 저는 좋아합니다. 아! 주제의식으로 들어가서 논점을 다루기 전에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강하니 영화 보실 분들은 보고 오셔도 좋습니다. 글 쓰는 지금은 주말이니 불금 보내시고 집에서 푹 쉬는 중이시라면 더더욱이요. Primal Fear의 주인공은 살인을 저지른 정신병자의 변호를 맡게 됩니..
안락사(安樂死). 그대로 번역하면 편안하고 즐겁게 죽는다는 뜻입니다. 저런 죽음이 존재하는지는 제쳐두고, 오늘은 안락사가 이슈가 되는 이유와 그 배경에 함축된 도덕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안락사는 주로 식물인간이나 불치병, 혹은 고통스러운 질병의 말기에 걸린 사람들을 죽게 해 주는 것입니다. 속된 말로 '편히 보내드린다'라고도 하지요. 치사성 약물을 투여하는 적극적 안락사와, 생명 유지장치의 전원 공급을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구분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진은 내용과는 관계없습니다. 있을지도?) 안락사에 대하여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살만큼 사신 분인데, 온갖 의료 기기에 매달려..
인간이 모두에게나 연민을 느끼는 것은 아니고, 모두에게 동등한 가치를 매기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라면 자신의 주변 사람들부터 우선순위에 차등을 두기 마련이다. 예를 들자면, 친한 친구에게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는 것과, 아프리카의 기아 한 명이 오늘도 굶주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을 비교해보자. 분명 아프리카의 기아도 불쌍하고 슬프긴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의 관심을 확 가져가는 쪽은 친구의 교통사고 소식이다. 관심의 총량에도 차이가 있다. 아프리카 기아 소식을 들었을 때 직접 발벗고 나서 봉사하러 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 유니세프에 매달 후원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 관심의 총량이 다르기에, 연민하는 마음은 같지만 연민에 대한 행동이 다르게 표출되는 것이다. 이런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