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수학]90% 강화권 1장 vs 30% 강화권 3장 본문

일상생활/수학

[수학]90% 강화권 1장 vs 30% 강화권 3장

Mariabronn 2015. 7. 27. 17:22

 게임 유저들이 가장 쓸데없이 싸우는 이유 중 하나가 강화에 관련된 것입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강화권에 대해 논란이 치열합니다. '10% 10장 바르면 100% 성공 아니냐?' 같은 말들이 인터넷에 자주 올라오곤 하는데요. 물론 저런 말이 농담인 걸 알지만서도 진지하게 분석을 하려고 합니다. 그럼 오늘의 사고실험 대상부터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내용과 지저분한 수식이 싫다 하시는 분들은 굵은 글씨로 된 가정과 결론만 봐 주시면 되겠습니다.





 내용이야 간단합니다. 현재 장비의 강화 단계와 상관없이 특정 확률로 +10강을 만들어 주는 강화권인데요. 과연 90% 한 장을 사는 게 이득인지 아니면 30% 세 장을 사서 모험을 해 보는 게 이득인지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전에 먼저 원만한 사고실험을 위한 가정을 몇 가지 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잠깐 하겠습니다.



가정1. 90프로 장비 강화권은 30프로 장비 강화권 가격의 3배이다.


 뭐 현실과 거의 비슷한 가정이긴 합니다만, 실제로는 사진의 우측에 있는 90프로 강화권이 30프로 강화권의 세 배보다 아주 조금 비쌉니다. 어떤 날은 그냥 딱 세 배 가격이 될 때도 있지만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터무니없는 가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정2. 경매장에서 수수료를 떼이지 않으며, 물건은 올리는 즉시 팔린다.


 완전시장을 가정한 이 전제는 좀 비현실적이긴 합니다만, 그래야 30프로 세 장을 사서 첫 장에 성공했는데 남은 두 장이 악성재고가 되는 일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수수료도 뭐 5%밖에 안 하니 어느 정도 무시 가능한 수준이라 간주해도 되겠지요?



 그러면 본격적으로 사고실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90프로 +10 장비 강화권입니다. 한 장 샀으므로 붙던가, 미끄러지던가 둘 중 하나겠지요? 그에 따른 확률과 손익은 다음과 같습니다. A는 30프로 장비 강화권의 가격이고, B는 10강이 된 무기의 가치입니다.



경우의 수

확률

손익

기댓값

O

90%

-3A + B

-2.7A + 0.9B

X

10%

-3A

-0.3A



 기댓값을 더해보니 90프로 +10 장비 강화권을 쓸 때 예상되는 손익은 -3A + 0.9B입니다. 벌써부터 식이 복잡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간단합니다. 쓰기 위한 강화권을 샀으니 강화권에 해당하는 가격을 3A만큼 지출한 것은 어쩔 수가 없고, 무기가 강화될 확률이 90%이므로 우리가 원하는 10강 무기의 가치인 B 중에서 90%만을 얻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복잡해집니다. 30% 세 장은 경우의 수가 꽤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공하고 남은 강화권은 되팔아야 하므로 지출이 위의 경우처럼 고정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제 아래 표를 보시지요.



경우의 수

확률

손익

기댓값

O

30%

 -A + B

-0.3A + 0.3B

X-O

21%

 -2A + B

-0.42A + 0.21B

X-X-O

14.7%

 -3A + B

-0.441A + 0.147B

X-X-X

34.3%

 -3A

-1.029A


 기댓값을 더해보면 -2.19A + 0.657B를 얻습니다. 여기서 0.657 즉 65.7%란 숫자는 100%에서 세 장 모두 실패할 확률 34.3%를 뺸 것으로써 실제로 30% 세 장을 샀을 때 한 장이라도 붙을 확률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30% 세 장을 샀다고 해서 90%의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결론이 도대체 뭔지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90프로 장비 강화권을 쓰는 쪽이 30프로 장비 강화권 세 장을 쓰는 쪽보다 0.243B - 0.81A 만큼 이익 또는 손실을 봅니다. 그런데 B가 10강 된 무기의 가치이고 A가 30% 장비 강화권의 가치였습니다. 다시 말해 10강 무기의 가치와 30% 장비 강화권의 가치를 비교해서 큰 쪽을 골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략 무기-강화권 가치의 비가 3.3보다 높으면 90%를, 낮으면 30% 세 장을 쓰는 것이 이득이겠네요.



1. 30% 3장 산다고 해서 90% 한 장의 효과가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다.


2. 10강 무기가 지니는 가치와 강화권의 가치를 비교해서 결정을 내릴 것. (손익분기점 3.3배)



 이 두 줄 정도가 이번 실험의 핵심이 아닐까 싶네요. 여담으로, 저 강화권이 살고 있는 던전 앤 파이터 세계에서는 돈으로 거래할 수 없는 에픽 무기들이나. 고가치 레전더리 무기들을 강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화권도 10강보다는 12강이 되는 강화권을 쓰는 경우가 많지요. 이 경우에는 +12 강화권인 A의 가치도 커지지만, 무기의 가치인 B가 압도적으로 커집니다. 따라서 그런 분들에게는 90% 강화권을 추천드립니다. 따라서 마지막 결론 한 줄을 더하겠습니다.


3. 에픽, 레전더리 무기를 강화하려는 던파 유저들은 90% 장비 강화권을 사자.



(2015.08.07. 내용 수정보완 및 던파캐스트 등록)


 사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왠지 내가 하면 될 것 같고, 남들과는 다르게 나는 불운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저런 마음으로 인해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보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봤습니다. '저 숫자는 평균값이잖아. 난 다를거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이를 틀린 생각이라 말할 근거도 없습니다. 하지만 평균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곱씹어보면서, 도박이나 모험을 하실 때는 한 번만 더 숙고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또한 원래 이 글은 수학 분야에다 작성한 글인데, 던파캐스트에 등록하기 적합한 내용인 것 같아서 약간의 수정을 거쳐서 올리기로 했습니다. 어찌보면 예전에 쓴 글을 우려먹는 것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글이 작성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또 제가 다음에 던파캐스트에 쓸 내용도 성공확률이 매우 낮은 사건을(예를 들어 1% 성공 강화권이나 봉인된 자물쇠) 여러 번 시행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분석한 것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유저들의 원만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내용을 먼저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므로 이전 글을 다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너그러이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타나 잘못된 내용 등 지적해주시면 제가 확인하는 즉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