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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캐스트]던파 속 미신들에 대해 알아보자

Mariabronn 2015. 8. 8. 14:40


 야구선수들에게는 루틴(routin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종의 습관인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컨디션이 나빠진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선수들도 꽤나 있는 모양입니다. 비록 야구선수들 뿐만 아니라 축구선수나 축구감독 등 이러한 징크스는 널리 퍼져 있습니다. 뜬금없이 루틴, 징크스 이야기를 왜 하냐구요? 이번 주제는 던파 속에 존재하는 미신들을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어떤 종류의 미신이 있는지 알아보면서, 미신이 틀린 이유가 있다면 왜 틀렸는지 또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에픽 드랍과 관련된 미신


 사실 대부분의 미신이 여기에 관련되어 있을 정도로 던파 유저들의 에픽 아이템에 대한 갈망이 대단합니다. 그 종류만 해도 뻘폰, 채널, 시간대, 그 외에도 이상한 공식 등이 있는데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합시다.


1-1) 에픽 뻘폰

 닉네임, 욕은 자체 필터링했습니다.


​ 요즘은 조금 뜸해지긴 했다만, 그래도 여전히 메가폰의 상당수를 자랑하는 에픽 뻘폰입니다. 흔히들 '뻘폰하면 에픽이 나온다죠?'라던가 'XXX 임신믹스'등의 이상한 문구를 동원하여 에픽을 먹고자 하는 형식을 보입니다. 위처럼 네오플을 욕하는 메가폰도 종종 보이구요. 뻘폰이라면 정말로 아무 목적도 없는 용도여야 하는데, 에픽을 먹기 위한 뻘폰이라는 건 이미 목적성이 생겨버렸으니 '뻘폰'의 범주에서 벗어나버린 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1-2) 채널, 시간대 미신


 이 미신도 꽤나 강력한 신도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채널 미신은 누군가가 A채널에서 B에픽을 먹었다고 메가폰을 날린 것을 보고서, 나도 A채널에서 헬을 돌면 B에픽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미신입니다. 다음으로 시간대 미신은 마찬가지로 A채널에서 B에픽을 먹었다는 메가폰을 보고서, 나도 그 시간대에 맞춰 헬을 돌면 역시 B아이템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신입니다.


​1-3) 공식 미신


최근 모 사이트에 올라온 황당한 공식


 이제는 아예 헬을 도는 공식을 만들어 버리는 미신입니다. 어째서 저런 숫자들을 왜 넣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황당함을 넘어서 창의적이라고까지 생각이 되는 사고방식입니다. 덧붙여서 사인과 코사인의 값은 무한소수인데, 저렇게 계산기에 의해 반올림된 10자리의 수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1-4) 이에 대한 반박



 여러분은 이 두 함수 중에 어느 것이 간단해 보이시나요? 시간대, 채널, 뻘폰 등을 모두 고려하도록 에픽 드랍률을 설정하는 것이 쉬울까요, 아니면 고정 5%로 설정하는 것이 쉬울까요. (5%는 어디까지나 예시입니다.)



 프로그래머 분들은 공식을 복잡하게 만들 정도로 한가하지 않습니다. 저 고정 확률을 조작한다는 의심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에픽 드랍률 자체를 복잡하게 프로그래밍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프로그래머분들은 런타임 오류나 스킬에 생기는 버그들을 처리하기도 바쁘실걸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미신들을 왜 믿는 걸까요. 이유는 하나, 바로 자기만족입니다.


 

에픽이 뜸

에픽이 안 뜸

 미신을 믿음

 "역시 믿길 잘했어"

"안 믿어서 안 뜨는거야" 

 미신 안 믿음

 "떴네"

 "에이 안 뜨네"


 미신을 믿는 사람들은 미신대로 되면 "거 봐. 내 말이 맞지?"라 하고, 미신이 실현되지 않으면 안 믿어서 벌을 받은 것이라는 사고방식을 지니게 됩니다. 우리가 미신을 믿게 되는 이유도, 미신을 믿었을 때 우연히 일어나는 성공 경우에만 기억이 편향되는 것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신을 믿고 에픽이 안 뜨는 경우보다 미신을 믿어서 에픽이 뜨는 경우만이 기억에 강하게 남기 때문입니다.


2. 안톤 레이드 보상 관련 미신


 이 미신은 최근에 생긴 것으로써, 속칭 '자기의 자리'를 믿는 미신입니다. 실제로 이를 믿는 사람들도 꽤나 많아서, 다음과 같은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혹시나 모를 신상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프로필 사진이나 닉네임은 필터링했습니다.


 이렇게 저지나 토벌 1차 보상 단계에서 남의 자리 카드를 뒤집지 않는 것을 흔히 매너로 포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자기의 자리'라는 개념이 설득력이 있는 개념일까요. 정말 자리라는 제도가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라면, 카드 뒤집는 방식을 왜 굳이 도입했을까요. 이런 미신이 생겨나는 이유 역시나 심리적 편의에 있다고 보입니다. 남이 내 자리 카드를 뒤집어서 비싼 카드를 먹는 경우가, 남이 내 자리에서 '미노스의 비밀 - XX'를 먹는 경우보다 더 기억에 잘 남는 것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 경우 초기 조건을 '원래 저 보상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보상을 잃어버렸다는 사고를 하게 됩니다. 흔히들 많이 들은 실험이겠지만, 사람은 길거리에서 만원을 주웠을 때의 기쁨보다 만원을 잃어버렸을 때의 손실을 더 크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두 가지 심리가 곁들여지면서 레이드 보상은 자기 자리 것을 먹는다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3. 글을 마치면서


 사실 미신을 믿는 자체는 나쁜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심리적인 편안함을 얻고자 하기 위한 사고방식 중 하나니까요. 하지만 이를 믿지 않는다고 해서 남들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미신을 지나치게 믿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신을 지나치게 믿으면 자기 좋은 대로만 해석하는 편향적인 사고방식에 빠져 남들의 의견을 무시하게 되는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2015.08.08 글 작성 및 던파캐스트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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