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던파캐스트]안톤 레이드에서 세인트의 의존도에 대해 본문

취미생활/PC게임

[던파캐스트]안톤 레이드에서 세인트의 의존도에 대해

Mariabronn 2015. 9. 3. 20:18

 처음으로 분석이 아니라 토론을 소분류로 해서 글을 써 보고자 합니다. 주제는 제목에서 보시다시피 안톤 레이드에서의 세인트 의존도에 대해서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현재 레이드는 세인트 5명이 필수적으로 들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아래와 같이 20인 여귀검으로 된 예외적인 공대도 가끔 있기는 하지만, 링크를 보시면 다들 엄청난 템귀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출처 : 던파조선(http://df.gamechosun.co.kr/board/view.php?bid=job2&num=1104058)



 그렇다면 왜 세인트가 파티에 꼭 필요한 걸까요? 일부 분들은 사기적인 버프 능력이라고도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물론 세인트의 버프가 엄청나게 강력하고, 레이드에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레이드를 다니시는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세인트의 핵심 가치는 보호의 징표와 천상의 하모니에 있다고 봅니다. 레이드는 아시다시피 무시 못할 딜링을 가진 패턴들이 꽤나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멜타도록 방에서 나오는 검은 불꽃은 세인트의 버프가 없으면 즉사할 정도입니다. 이런 즉사패턴을 막아주는 것이 바로 세인트입니다. 아래 사진은 수련의 방에서 실험한 하모니 전후의 사진인데, HP 최대치가 두배 반 정도 늘어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늘어난 HP를 퍼센트로 채워주는 홀리 생츄어리 스킬도 레이드에서는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개발자 분들은 어처구니없게도 이런 핵심을 잘못 짚으셨습니다. 각각 2015년 1월 20일 개발자 노트와, 동년 2월 12일 패치 내역입니다. 글이 좀 길더라도 한 번 읽어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어? 패치 내역이나 개발자 노트에는 하모니나 보호의 징표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서는 무고한 버프만 뭉텅이로 깎았습니다. 말로만 포장을 그럴싸하게 했지, 정말로 세인트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려는 진정성은 잘 보이지 않네요. 그래서 이 쯤에서 핵심 질문에 대한 제 나름의 답을 내고자 합니다. 과연 레이드에서 세인트의 의존성은 낮아질 것인가? 안톤 레이드가 엔드 컨텐츠로 남아있는 한, 그리고 밸런스 패치가 혁신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저는 단언컨대 아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유1. 레이드에는 힐러/버퍼가 꼭 필요하다


 이 부분은 제 경험이 부족한지라 공대원 분들이나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다른 게임들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선 WOW(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입니다. 20인이 뛰는 신화 난이도의 레이드에서는 2탱 14딜 4힐의 구조가 거의 고정이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아이온의 24인 레이드에서는 6명으로 구성된 파티 네 개가 한 포스를 이루어서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 한 파티당 호법성 하나와 치유성 하나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둘 다 사제 직업군인 것을 고려해 본다면 레이드에서 1/3의 자리를 사제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지요. 만렙이 30레벨이었던 메이플스토리 2에서도 10인용 던전을 짤 때 힐이 있는 프리스트가 꼭 하나 이상은 들어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메이플2를 안해서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렇듯 상위 컨텐츠일수록 힐러와 버퍼가 꼭 필요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파티원들에게 꼭 필요한 스킬들로 중무장하고 있는 세인트




이유2. 던파의 힐러/버퍼 직업은 세인트 하나 뿐이다


 개발자노트를 다시 보시면 세인트가 유일무이한 존재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바로 개발자 분들 스스로라고 생각합니다. 힐러/버퍼가 여러 캐릭이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다른 3D 게임처럼 어그로만 전문적으로 받는 탱커 직업이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존재하는 34개 전직 가운데서(격투가, 거너는 남녀 구분을 하지 않았음) 힐과 버프를 줄 수 있는 직업이 딱 하나라는 것인데, 어찌보면 세인트가 20인 공대의 1/4을 차지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유3. 안톤 레이드는 20명이 한 던전을 뛰는 구조가 아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다른 게임과는 달리 4명이 한 파티가 되어서 던전들을 하나씩 깨 나가는 구조입니다. 1파티의 세인트가 2파티의 딜러들한테 버프를 줄 수가 없다는 말이지요. 과장 좀 보태자면 4명이서 레이드를 뛰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따라서 한 파티 당 어쩔 수 없이 세인트의 자리가 하나 고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있을까요? 이유를 세 가지 들었으니, 각 이유에 해당하는 해결책도 나름대로 제시해 보겠습니다. 우선 이유1은 사실상 해결하기가 불가능합니다. 힐러/버퍼가 필요없는 던전은 쉬운 던전일 뿐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던전이 쉽기 때문에 힐러나 버퍼가 필요없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톤 레이드는 현재 던파의 엔드 컨텐츠이므로, 난이도를 더 쉽게 한다면 고질적인 컨텐츠 부족 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따라서 힐러/버퍼의 필요성을 줄여서 세인트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말이 안 될 것 같네요.



 다음으로 이유2는 다른 힐러 직업이나 버퍼 직업을 내면 됩니다. 새 직업이 나온다 하더라도 힐러/버퍼의 TO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유1 때문에 여전할 것 같지만서도, 그나마 힐이나 버프를 주는 직업이 다양해지면 공팟에서 "랏홀 5명요" 하는 현상이 덜해지지 않을까요. 참고로 여자 프리스트 직업군이 2012년 아트북에 공개된 이래로 소식이 감감합니다. (나이트 기획으로 인해 여프리 기획안이 물거품이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더군요.) 제가 세인트의 핵심으로 보호의 징표와 천상의 하모니를 꼽긴 했지만, 보징/영축/아포/하모니 등등이 엄청난 너프를 먹고 재기불능 수준의 나락으로 빠지지 않는 이상, 그리고 다른 직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유저들은 힐과 버프기가 있는 유일한 직업인 세인트를 계속 필요로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유3은 세인트의 버프가 공대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됩니다. 저는 저번 패치로 추가된 공대장 시스템이 이런 방안의 걸음마가 아닌가 생각하는데요. 20인 전체에게 공격력 증가 버프를 걸거나 특정 파티에 무적/힐/코인증가 등을 줌으로써 공대장 한 명이 20인 전체를 도울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굳이 버프가 아니더라도 세인트 하나가 20인 전체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의존도가 낮아지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토론을 소분류로 글을 작성했으니 근거 있는 비판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무조건적인 비난과 인신공격을 삼가주신다면 다시 한번 감사드리겠습니다.


(2015.09.03 글 작성 및 던파캐스트 등록)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