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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낮은 확률의 사건을 여러 번 실행할 경우

Mariabronn 2015. 9. 1. 16:38

 저번에 썼던 90% 장비 강화권 1장 VS 30% 장비 강화권 3장의 실험이 이번 글의 동기입니다. (링크) 분명 저번 글에서 우리는 30% 세 장이 90% 한 장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정확히는 30% 세 장이 도박적인 성향이 더 짙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10% 10장 쓰면 100% 성공 아니냐?"와 같은 질문을 한 걸까요. 아무래도 적은 돈으로 100%라는 효과를 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이 됩니다.


 그래서 저번 글에서 한 발만 더 나가보겠습니다. 1% 확률을 100번 시행하는 것처럼 x%의 성공률을 가진 사건을 y번 실행하되 x와 y의 곱이 100이 되는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해가 힘드신 분은 아래 굵은 글씨로 된 응용 부분과 결론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일단 원하는 상황의 식은 위와 같습니다. (이를 1이라 합시다) 다시 한 번 더 설명을 하자면 x에 1%에 해당하는 0.01을 넣어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1에서 0.99의 100승을 뺀 숫자인 0.634가 나오게 되고, 이는 곧 1% 성공률을 가진 사건을 100번 실행했을 때 적어도 한 번 이상 성공할 확률이 63%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계산이 필요할 때마다 시작-실행-calc를 입력하기는 정말 귀찮습니다. 요즘은 핸드폰에도 성능 좋은 계산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핸드폰 비밀번호를 풀고 계산기를 실행할 생각을 하니 그것도 귀찮네요. 그래서 이번 글의 본 목적인 테일러 전개를 이용한 근사식을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테일러 전개가 뭔지 생소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설명드리자면, 고등학교 수준까지 배웠던 함수들의 대부분을 보기 좋은 형태로 근사시키는 것입니다. 사인함수나 코사인함수, 지수함수같이 복잡한 함수들도 저 과정을 통하면 정의역 a 근방에서의 근사값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근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값들을 구해 봅시다. 미분을 두 번 한 이계도함수부터는 수치가 매우 작아지므로 무시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f(0)과 f'(0)값입니다. 왜 0 근방에서 구하냐고 물으신다면 확률은 0에서 1의 값을 가지고, 앞서 언급했듯이 확률이 매우 작아지는 상황을 분석하고자 함입니다.


 그런데 당장 f(0)부터 문제가 생기네요. 0의 무한대 승 꼴이 나오기 때문에 우극한만 구해보겠습니다. 괄호 안의 우극한을 구하려고 보니 많이 익숙한 식이네요. 대학교 교양수학 수준에서 볼 수 있는 1/e 입니다. 따라서 f(0)은 1/e, 대략 0.37정도가 되겠네요.


 바로 f'(0)도 구해 봅시다. 미분하기가 많이 복잡하므로 wolframalpha의 힘을 빌려 미분과 극한값을 구해 봅시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위의 식과 아래 식은 동일한 식입니다. 컴퓨터가 계산해 준 결과 0에서의 극한값은 대략 -0.18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는 괄호 안의 식을 근사한 것이었으므로 위의 f(0)과 합쳐서 계산을 해 보면 다음과 같은 식을 얻습니다. (이를 식2라 하겠습니다.)






응용1. 50% 강화권을 두 장 바르는 상황





 식을 얻었으니 응용을 해 봐야겠지요? 위의 아이템을 두 번 바르는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적어도 한 번 성공할 확률은 어떻게 될까요. 두 번 모두 실패할 가능성인 25%만 제외하면 되므로 75%의 확률입니다. 이 정도는 너무 쉬운 것 아니냐구요? 쉽고 어려움을 떠나서 저 근사식이 어느 정도로 정확한지를 확인하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확률 x는 50%이므로 x에 0.5를 대입해 봅시다. 그러면 0.72, 즉 72%가 나오네요. 3% 정도의 오차가 있자만 0.5가 0에서 꽤나 멀어진 것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는 충분히 훌륭하게 근사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응용2. 봉인된 자물쇠 54000원 어치를 지르는 상황





 던파 유저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실 것 같은 그것입니다. 최근 봉자 확률이 공개되면서 내가 아이템을 뽑을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아이템에서 S급이 안 뜰 확률이 99.6%, 두 번째 아이템에서 S급이 안 뜰 확률이 98.8%이므로 봉인된 자물쇠를 한 번 깠을 때 S급이 안 뜰 확률은 98.4% 정도입니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대략 성공 확률을 1.5%라고 잡겠습니다.





 이제 이것을 두 묶음 산다고 치면, 봉자 하나를 까는 데 열쇠 3개가 필요하므로 수치상 66번 봉자를 깔 수가 있습니다. 편지로 오는 보너스 열쇠나, 두배 부스터 등은 무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1.5%에 횟수인 66번을 곱하니 99%가 나오네요. 즉 위에서 얻은 식의 x에 0.015를 넣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잘 안 돌아가는 짱구를 굴려서 암산을 해 보면 63.2%를 얻네요. 식1에다가 0.015를 넣어도 비슷한 숫자가 나오는 것을 계산기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결론


 우선 확률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식1은 0.63, 즉 63%로 수렴함을 식2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풀어 해석하자면 "1% 100장 바르면 100% 성공 아니냐?"라는 무식한 질문에 "아니야. 63%야."라고 멋있게 대답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저 식을 외우고 다녀야 하느냐? 저의 지적 유희로부터 시작된 실험이었으므로 굳이 외우고 다닐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굳이 내가 저 식을 외워서 써먹어야겠다면 이럴 때에는 유치하게 외우는 방법이 최고입니다. 63빌딩과 욕같은 숫자 18을 기억하시면 저 공식이 잘 외워지겠죠? 많이 복잡한 글이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 남겨주시면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봉자 도박은 하지 맙시다...)


(2015.09.01 글 작성 및 던파캐스트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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