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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길티 크라운을 비판해 보자

Mariabronn 2015. 3. 20. 19:46

[덕후지수 : ★★★★☆] 



 속칭 브금크라운으로도 불리는 길티 크라운을 봤습니다. 보는 내내 위 얼굴처럼 ??? 하면서 뇌가 빨리는 듯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눈과 귀는 나름 호강하는데 그 댓가로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랄까요.

 보통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냥 넘어가고, 흥미로운 소재가 있으면 그 소재가 애니메이션 내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글을 쓰는 걸 아실테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애니를 혹독히 비판해 보겠습니다. 아! 물론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우선 자잘한 구멍들을 파헤치기 전에, 애니메이션이 진행되는 원동력에 대해 분석해 봅시다. 큰 대결 구도로는 '아포칼립스 바이러스 막기' vs '아포칼립스 바이러스의 성행'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전자는 슈우, 이노리 등을 기반으로 한 장의사 집단이 포함될 수 있으며 후자는 다트라는 비밀 집단 및 몇몇 인물들이 포함됩니다.



 제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다트의 행동 이유가 명확하지가 않다는 사실입니다. 시청자들이 애니메이션에 몰입이 되려면, 그리고 시청자들끼리의 논쟁을 통해 애니메이션이 유명해지려면 악에도 명확한 행동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에 설득력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우선 조직 자체가 비밀스럽고, 극히 후반부에 등장합니다. 어떻게든 애니메이션을 진행시키기 위해서 억지스럽게 끼워넣은 dummy같아 보이기도 하지요. 게다가 이유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가이의 환상에서 잠깐 드러난 모습은, 전 지구의 결정화였습니다. 다시 말해 지구멸망인데 이를 통해 다트라는 비밀 집단이 얻을 수 있는 이득, 즉 더 쉽게 말하자면 다트의 행동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인물들의 행동이 설득력을 지니는지도 알아봅시다. 우선 슈우의 학급 친구들입니다. 1쿨 마지막즈음 슈우는 자신이 장의사 멤버라고 친구들에게 밝힙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나 테러리스트야."라는 선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이에 대해 일언반구도 않고 "테러리스트 정도는 도와줘야 진정한 친구지!"라는 느낌으로 같이 행동에 임합니다.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지요.

 2쿨에서 슈우가 가이를 용서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가이는 지구의 결정화를 막기 위해 위악(僞惡)을 연기하고 슈우의 오른팔을 자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마지막에서는 가이가 모두를 위해 희생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슈우는 가이를 용서합니다. 팔 하나쯤이야 애니메이션에서는 아무것도 아닌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떡밥 회수의 미진함입니다. 뭐 이런 거야 다른 애니메이션에서도 흔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에는 구멍이 너무 많습니다. 우선 이노리입니다. 이노리는 누구인지부터가 이야기 끝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냥 장의사의 멤버였고, 오우마 마나를 복제한 클론이라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떻게, 왜 클론을 만들었는지 또한 알기 힘듭니다.) 또한, 어쩌다 이노리가 슈우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묘사가 한참 부족합니다. 물론 지나치게 설명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 시청자가 추리하고 생각해 보는 맛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길티 크라운은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칩니다.



 다음으로 슈우의 누나였던 오우마 마나입니다. 최초의 아포칼립스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게 왜 친동생인 슈우를 좋아하게 만들었는지는 이유가 불분명합니다. 아포칼립스 바이러스 감염자는 여럿 등장했지만 친동생에게 애정을 표시할 정도로 이상징후를 보이는 감염자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여담으로, 성경 이야기를 가져다 쓴답시고 아담과 이브라는 말이 애니메이션 내내 계속 나오지만, 원문인 성경과는 전혀 연관성 없는 전개라서 매우 실망했습니다.)



 최종 결말도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우선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서 한 명이 희생해야 한다는 필요성 자체가 뜬금없는 전개였습니다. 어디에도 이에 대한 복선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이노리가 슈우 대신 희생한다는 것은 그렇다 쳐도 왜 보이드가 사라지고, 이노리의 장님 속성이 슈우에게 넘어갔는지도 설명이 한참 부족합니다. 결국엔 애꿎은 슈우만 장님에 한쪽 팔 없는 장애인이 되는 결말이 난 셈입니다.



 봇짐장사가 와서 아담과 이브, 독재, 위악, 테러 등의 다양한 짐보따리를 풀어놓았다가, 24화 분량제한이라는 단속반이 뜨자 짐보따리를 몽땅 버리고 몸만 도망가는 형국이 바로 이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그 짐보따리 속에 하나 건질 것이 있으니 아까 말한 BGM입니다. 비록 뇌가 빨리는 애니메이션이었지만 BGM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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