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애니메이션 리뷰 (19)
잡동사니
이번 분기 최대의 화제작을 꼽으라면 아마 십중팔구의 오타쿠들은 리코리코를 골랐을 것이다. 주요 캐릭터들도 귀엽게 잘 뽑혔고 오프닝 엔딩곡도 상당히 괜찮았다. 초반부 스토리도 일상과 진지 파트를 적당히 잘 섞어놔서 오리지널 애니 위주로 보는 나 역시도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초반부 폼만 보자면 부족할 것이 없었기에. 그러나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인공의 불살에 대한 광기에 가까운 집착, 후반부에 갑자기 나타났다 갑자기 사라지는 릴리벨, 수상할 정도로 포기가 빠른 수뇌부 등등 어떻게든 13화 내에 이야기를 끝내기 위한 혼신의 발악이 너무나 추하게 느껴졌다. 후반부 전개를 보면서 마지막은 이런 결말이 나겠지 속으로만 생각하던 게 그..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이 또 나왔다. 스프리건이라는 예전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 전투씬과 3D사용이 괜찮아서 손을 댔는데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 첫째는 쓸데없는 전투씬이 너무 많았다는 것. 적 능력자들이 무능력자 군인들을 학살하는 장면이 매 화마다 꼭 나오는데 애니메이션 진행에 전혀 필요하지 않은 장면이었다고 본다. 단순히 피만 튀는 게 아니라 사지분해가 되니 보면서 다소 불쾌했다. 둘째는 일회성 캐릭터들이 너무 많다는 것. 대략적으로 옴니버스 형식을 따라가긴 했지만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캐릭터들이 많았다. 후속작이 나온다는 떡밥을 남겨두기는 했으니 이 부분은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둘째와 어느 정도 연결이 되는 부분인데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불친..
웬만하면 작품 제목을 다 쓰고 싶은데 이 애니메이션은 그럴 가치가 없었다고 본다. 흔한 이세계 전생 먼치킨물에 하렘내용까지 들어가니 전형적인 오타쿠 망상 내용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마법을 쓰는 학원이 배경인데도 뜬금없이 로봇이 나온다는 세계관도 이상했고,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여캐들의 눈동자 표현도 00년대 초중반의 눈깔사탕 캐릭터들을 보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등장인물도 너무 많아서 애니메이션 내용이 산만해지는 것도 문제였다. 왜 이 애니를 보겠다고 골랐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골랐던 것이 분명하다. 호화 성우진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시도는 괜찮았으나 내용물이 너무 형편없었다. 시작부터 트롤리 문제를 내며 신선한 출발을 했으나, 그마저도 기시감을 느꼈던 것은 아무래도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냄새가 나서 그랬던 것 같다. 심지어 주제의식마저도 '빅 브라더' 같은 통제장치의 위험성이니 식상할 수 밖에 없다. 여캐를 팔아먹고 싶은 건지 남캐를 팔아먹고 싶은 건지 애매한 그림체, 후반부에 뜬금없이 우정 과시하려고 서로 치고박는 씬, 갑자기 등장하는 그래피티 내용 등등 애니 제작비가 아깝다고 느껴지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블로그 글들을 봐온 사람이라면 의아함을 느낄 것이다. 한국 드라마를 리뷰한 적은 여태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한 글에 두 리뷰를 합치는 경우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개를 같이 리뷰하는 건 소재의 유사성 때문이다. 소년심판은 한국의 판사들을 소재로 하는 반면, 하코즈메는 일본 파출소의 경찰서를 소재로 삼고 있다. 각 직업에 대한 고증에 있어서 양 작품 모두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하코즈메는 전직 경찰관이 그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기에, 지극히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호평할 만하다. 소년심판 역시 밤늦게 판사가 골무 끼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적어도 업무 강도에서는 1%의 허구도 섞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소년심판이 아쉬웠던 점은 강원중이라는 인물이 지나치게 극..
이 애니메이션은 섀도 하우스라는 저택 내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두고 펼쳐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몸이 온통 시커먼 귀족과, 왠지 모르게 귀족들과 똑같이 생긴 인간이 한 짝이 되어 돌아다니는 것이 기본 설정이다. 이런 미스터리 장르는 애니메이션에 얼마나 이야기 진행에 관한 내용을 담느냐가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섀도 하우스 1기의 경우에는 떡밥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는 했지만 지나치게 후반부라서 아쉬움이 컸다. 그리고 선보이기 에피소드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판타지맛 메이즈러너를 보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 치고는 기승전결이 괜찮았고 작화도 좋았던지라 2기도 나오면 볼 것 같다.
옴니버스 형식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라면 제작진 모두는 아마 카우보이 비밥같은 대박을 꿈꿀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한참 멀어보인다. 초반 도입부만 보면 착암기를 통한 어드벤쳐물이 될 줄 알았는데 그냥 옴니버스 군상극이었다. 그렇다고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사연들이 다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캐릭터들이다. 작화나 전투씬도 부족한 부분은 없었지만, 딱히 돋보이는 부분도 없었다. 12화만에 이야기를 끝내지도 못해서 떡밥만 잔뜩 뿌리다가 2기를 예고하고 끝났다. 1쿨짜리 애니라면 기승전결도 제대로 다 못 담은 별볼일 없는 애니겠지만, 2기가 있다면 '기승'까지의 내용으로써는 나쁘지 않은 전개이긴 하다. 마지막 12화에서 그나마 떡밥들이 다 이어지는 듯한 힌트를 ..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들은 대부분 부실한 스토리가 문제였다. 그렇다면 스토리가 없으면 오히려 괜찮다는 걸 보여주는 게 이 작품 아닐까 싶다. 레스토랑 음식을 주제로 매 화가 진행되는 만큼 옴니버스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각 이야기 사이의 접점도 거의 없기에 매 화 부담없이 볼 수 있었다. 작화 역시 음식으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기에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원작 홍보 애니메이션이겠지만 3기까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음악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중 올해 크게 히트했던 Vivy가 있었다. 그렇기에 이 애니메이션 역시 기대를 잔뜩 하고 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클래식 음악이 소재라기에 더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좀 참을 걸 그랬나보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특유의 날림식 이야기 전개는 끔찍했고, 작중 등장인물들의 감정도 상황에 맞지 않을 때가 많아서 사이코패스처럼 느껴졌다. 특히 기승전결을 만들기 위해 뜬금없이 조연 캐릭터를 리타이어시키는 전개가 역겨웠다. 유인이 됐던 음악이라는 소재도 억지로 끼워맞춘 느낌이라 영양가 있게 쓰였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 작화와 전투씬은 좋았지만 이야기가 받쳐주지를 못하니 이게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가 아니면 뭔가 싶다. 워낙 힙스터라서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봐야 아는 성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