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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게임 홍보 목적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은 takt op 이후 두번째인 것으로 기억한다. 프리코네, 칸코레, 섀도우버스 등 대부분의 애니메이션들은 서비스 중인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되는데 요즘은 서비스 이전인 게임을 홍보하는 애니메이션이 대세가 되려나 보다. 그런데 takt op와 마찬가지로 홍보 목적을 잘 달성했는지는 의문밖에 생기지 않는다. 세계관이 새로운 것도 아니고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것도 아니었다. 가족에 대한 사연이 얽힌 스토리도 식상함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액션씬은 볼만했으나 그거 하나만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보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오히려 takt op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느낌마저 든다. 게임을 팔아먹을 생각은 있기는 한 걸까.
이번 분기 최대의 화제작을 꼽으라면 아마 십중팔구의 오타쿠들은 리코리코를 골랐을 것이다. 주요 캐릭터들도 귀엽게 잘 뽑혔고 오프닝 엔딩곡도 상당히 괜찮았다. 초반부 스토리도 일상과 진지 파트를 적당히 잘 섞어놔서 오리지널 애니 위주로 보는 나 역시도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초반부 폼만 보자면 부족할 것이 없었기에. 그러나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인공의 불살에 대한 광기에 가까운 집착, 후반부에 갑자기 나타났다 갑자기 사라지는 릴리벨, 수상할 정도로 포기가 빠른 수뇌부 등등 어떻게든 13화 내에 이야기를 끝내기 위한 혼신의 발악이 너무나 추하게 느껴졌다. 후반부 전개를 보면서 마지막은 이런 결말이 나겠지 속으로만 생각하던 게 그..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이 또 나왔다. 스프리건이라는 예전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 전투씬과 3D사용이 괜찮아서 손을 댔는데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 첫째는 쓸데없는 전투씬이 너무 많았다는 것. 적 능력자들이 무능력자 군인들을 학살하는 장면이 매 화마다 꼭 나오는데 애니메이션 진행에 전혀 필요하지 않은 장면이었다고 본다. 단순히 피만 튀는 게 아니라 사지분해가 되니 보면서 다소 불쾌했다. 둘째는 일회성 캐릭터들이 너무 많다는 것. 대략적으로 옴니버스 형식을 따라가긴 했지만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캐릭터들이 많았다. 후속작이 나온다는 떡밥을 남겨두기는 했으니 이 부분은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둘째와 어느 정도 연결이 되는 부분인데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불친..
오리지널 치고는 간만에 봐 줄만한 애니메이션이었다. 3D 그래픽을 사용한 것 같은데 예전의 보기 힘든 그런 그래픽이 아니었다. 스토리도 옴니버스 형식이라 엉성할 부분이 애초에 적었고 마무리도 나름 잘 됐다. 그런데 그 놈의 세계관이 너무 아쉬웠다. 부분부분 세계관에 대한 설정이 주어지기는 하나, 그것만으로는 작중 인물들이 어떤 세상 속에 있는지가 불명확했다. 특히 소재가 '살고 있는 지역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을 도와주는 탈출업자'인데 왜 탈출하고 싶어하는지, '어디로부터' 탈출하고 싶어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했다. 추후 극장판도 나오는 모양인데 그 때 떡밥이 다 해소되기를 기대해본다.
웬만하면 작품 제목을 다 쓰고 싶은데 이 애니메이션은 그럴 가치가 없었다고 본다. 흔한 이세계 전생 먼치킨물에 하렘내용까지 들어가니 전형적인 오타쿠 망상 내용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마법을 쓰는 학원이 배경인데도 뜬금없이 로봇이 나온다는 세계관도 이상했고,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여캐들의 눈동자 표현도 00년대 초중반의 눈깔사탕 캐릭터들을 보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등장인물도 너무 많아서 애니메이션 내용이 산만해지는 것도 문제였다. 왜 이 애니를 보겠다고 골랐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골랐던 것이 분명하다. 호화 성우진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간만에 원작 홍보용 작품이 잘 뽑혔다는 생각이 드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주인공부터가 '이세계로 와서 깽판을 치는 학생들을 죽이는 사제'이니 이세계 먼치킨물에 질린 사람들에게 딱이다. 흔한 타임루프 소재를 또 써먹는다는 점은 아쉽지만, 대부분의 루프 능력자들과는 다르게 여기서는 스스로가 죽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도 신선했다. 작화가 망가지는 장면도 없었고 전투씬도 나쁘지 않았다. 마지막 화도 소설 원작 애니메이션들이 늘 그렇듯이 새로운 적들의 등장을 암시하면서 끝나지만 예상 외의 인물이었기에 오히려 기대가 됐다. 원작 소설도 국내 정발이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완결까지 다 번역이 된다면 사서 직접 보고 싶다.
시도는 괜찮았으나 내용물이 너무 형편없었다. 시작부터 트롤리 문제를 내며 신선한 출발을 했으나, 그마저도 기시감을 느꼈던 것은 아무래도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냄새가 나서 그랬던 것 같다. 심지어 주제의식마저도 '빅 브라더' 같은 통제장치의 위험성이니 식상할 수 밖에 없다. 여캐를 팔아먹고 싶은 건지 남캐를 팔아먹고 싶은 건지 애매한 그림체, 후반부에 뜬금없이 우정 과시하려고 서로 치고박는 씬, 갑자기 등장하는 그래피티 내용 등등 애니 제작비가 아깝다고 느껴지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블로그 글들을 봐온 사람이라면 의아함을 느낄 것이다. 한국 드라마를 리뷰한 적은 여태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한 글에 두 리뷰를 합치는 경우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개를 같이 리뷰하는 건 소재의 유사성 때문이다. 소년심판은 한국의 판사들을 소재로 하는 반면, 하코즈메는 일본 파출소의 경찰서를 소재로 삼고 있다. 각 직업에 대한 고증에 있어서 양 작품 모두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하코즈메는 전직 경찰관이 그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기에, 지극히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호평할 만하다. 소년심판 역시 밤늦게 판사가 골무 끼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적어도 업무 강도에서는 1%의 허구도 섞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소년심판이 아쉬웠던 점은 강원중이라는 인물이 지나치게 극..
옛날에 본 애니메이션의 신작이 나왔대서 단순히 리뉴얼인 줄 알았는데 완전 신작이었다. 착각할 만도 한 게, 과거 이야기들이 살짝 뒤틀려서 거의 비슷하게 반복되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이야기와 전개는 마음에 들었고 특히 마지막의 전투 장면이 참신했다. 다만 캐릭터 한 명의 성격을 아예 갈아엎으면서까지 이야기를 진행시킨 것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것도 루프 능력을 가졌는데 공부하기 싫다는 게 이유이니 더더욱 그랬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혹평을 들은 것에 비해서는 볼 만 하지 않았나 싶다. 가끔 작화가 무너지고 아예 다른 캐릭터처럼 보일 정도로 액괴가 될 때도 있지만 내 기준에서는 충분히 합격이었다.
리뷰는 글 하나당 애니메이션 하나를 해 오고 있었는데, 극주부도와 Back street girls는 공통점이 많아서 한번에 하게 됐다. 둘 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인데다가 장르도 야쿠자를 이용한 개그물이며 감독도 동일인물이다. 작화도 상당히 적어 정적인 화면에서 대사가 이루어지는 장면들이 많다. 장수가 적으면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연출을 활용해서 보는데 템포가 쳐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예전에 가가스테루의 습격을 리뷰하면서 넷플릭스는 이야기 마무리만 보완하면 오리지널로 크게 한 건 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한 적이 있다. 확실히 이번 두 작품을 보면 기존 작품 애니메이션화는 잘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